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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랑 대표] OSEN 인터뷰

2020-11-04

 

글로벌 전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기 e스포츠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가 다가오는 2021시즌부터 프랜차이즈를 시작한다. 지난 20년간 전통 스포츠와 비견할 정도로 성장해왔던 e스포츠가 이제 한 걸음을 더 내디뎌 갈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만든셈이다.

 

이 같은 현상을 유심히 지켜본 이가 있다. 현재 KBO 대리인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에이전트 자격을 가지고 있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 대표다. 김주찬 김현수 박병호 안치홍 양의지 우규민 등 쟁쟁한 선수들의 대형 계약들을 성사시키면서 스토브리그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스콧 보라스나 조르제 멘데스 같은 에이전트계의 거물을 상상하고 지난 8월 초에 만난 이예랑 대표의 첫 인상은 생각과는 크게 달랐다. 그는 자신을 “형같은 누나”로 불린다면서 털털한 웃음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선수를 대신해서 팀과 계약을 맺는 ‘스포츠 에이전트’는 한국에서는 그 도입이 늦은 편이다. KBO에서도 2018년 공인대리인 제도가 도입되어 선수협이 주관하는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스포츠 에이전트로 인정받았다. 축구의 경우는 2001년 부터 도입되어 다양한 과정을 거쳐 현재 중개인 제도로 변경됐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의 이익을 보호하고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 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은 호의적인 편은 아니다. 야구와 축구, 선수들의 이적이 있을 때마다 에이전트로 인해 잡음이 난다는 인식이 깔려있어서다.
사실 이예랑 대표의 출발은 스포츠 에이전트가 아니었다. 외고를 나와 미국 유학생활 중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던 이대표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바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쉽지 않은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예랑 대표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어요. 축구 팀에서는 골키퍼였고, 배구, 라크로스 가리지 않고 즐겼어요. 보는 것 보다 하는 걸 좋아했어요. 성격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이 직업에 남자 분들이 많다 보니까 이런 질문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아요”라고 웃으면서 “스포츠를 워낙 좋아했고, 유학 생활 시절 관심이 가면서 직접 발로 뛰면서 친한 사람들을 도와줬던 인연이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라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
그의 신조 중 하나가 ‘일단 부딪혀 보자’다. 어려움을 있을지라도, 최선을 다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명제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하나 예를 들자면 유학 시절부터 프로야구팀들이 전지훈련을 주로 가는 미국 투산에서 이대표는 팀 관계자들, 미국쪽 에이전트를 가리지 않고 분주하게 만남을 가졌다. 그로 인해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에이전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의 철학은 새로운 도전 분야인 e스포츠에서도 여전했다. 발로 뛰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단계별로 e스포츠의 세계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에이전트를 하면서 품었던 꿈이 있었어요. 돈 보다는 선수들의 소속감을 느끼고 회사에 기대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었는데요. 그러면서 선수들이 키워준 회사이니 마케팅이 아닌 선수들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었죠.
e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에이전트를 시작하면서 야구 축구 골프 이 세 종목은 무조건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 야구를 시작하고 그 이듬해에 골프, 마지막으로 축구를 했어요. 그러면서 지켜보던 시장이 e스포츠였어요. 쉽지 않지만 에이전트의 역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하게 됐죠. 처음 에이전트 시작할 때처럼 e스포츠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녔어요. 직접 뛰어보니까 정말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예랑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전트 답게 e스포츠를 겪은 느낌에 대해 달변을 이어나갔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김연아를 예를 들면서 ‘페이커’ 이상혁을 포함해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e스포츠 시장에서 자신 역시 일원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스포츠는 차트나 숫자로 보면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계속 물음표였죠. 그러나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다는걸 확인했어요. 해를 거듭할 수록 충분한 자본이 투입되면서 시장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요. 그 뿐만 아니라 김연아 선수의 존재감에 비견될만한 이상혁 선수가 있다는 건 자체도 놀랍고 자랑스럽더라고요. 선수들을 내가 도와주면서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순간 직접 해보고 싶은 의욕을 주체 못하겠더군요(웃음). 제가 경험한 다른 스포츠들의 장점을 가져와 e스포츠에 도움을 주고, 저 역시 e스포츠를 통해 더 성장하고 싶어요.”
이예랑 대표는 해외의 대형 스포츠 에이전트들도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어느 순간에는 북미 지역의 야구나, 유럽의 축구 처럼 전통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대형 에이전트들의 e스포츠 시장에 가세할 미래가 머릿속에 상상되기도 했다.

2019년에 접어들어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켜본 시간이 1년 남짓이지만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의 시선으로 e스포츠를 읽고 있었다.

“지켜보면서 아직 내가 이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수들의 연봉 계약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를 도와주면서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오랜 시간 뛸 수 있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스포츠 선수들의 부상처럼 e스포츠에서도 선수들이 손목 터널증후군, 목디스크, 허리 디스크 등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어요. 팀에서도 관리하겠지만, 에이전트가 있다면 비시즌이나 스토브기간에도 보다 나은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고요. 이건 몇가지 예에 불과해요. 에이전트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예랑 대표는 야구 골프 축구에서 이제까지 맺어온 선수들의 인연처럼 e스포츠에서도 작은 인연을 놓치고 않고 소중히 해 신뢰감을 심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스포츠 시장에서 목표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그러나 최우선은 선수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우리가 믿음을 줘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존재죠. 그런 회사가 된다면 성장은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OSEN, 고용준 기자

기사 출처: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109&aid=0004302989